늦은 봄, 왕실 근처 마을에서 작은 어린이 축제가 열렸다. 조심스레 외출을 허락받은 아이들은 허리에 꽃 장식을 매달고 한 공터에서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현자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조금만 가까이 가 보지요. 아이들이 반가워할지도 모릅니다."
베르타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경계만은 제가 계속 하겠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 하니까요."
두 사람이 마을 광장에 발을 들이자, 한 아이가 손에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떨어뜨립니다. 그것은 땅에 닿기 무섭게 고꾸라졌고, 현자님은 자연스레 몸을 숙여 그것을 주워 듭니다.
"이게 네 검이니?"
아이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그러면서 꾸벅 절을 하네요.
"미넬 님이시군요! 네!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근데 이게 자꾸 부러져서…"
그러자 베르타가 조용히 다가와 머리를 묶은 끈을 하나 풀어줍니다. 튼튼한 가죽 끈입니다.
"이걸로 손잡이를 묶어 보면 어떻겠니. 예전에 썼던 방식이야."
아이들은 하나둘 모여들었고, 현자님은 머리 위에 떨어지는 꽃잎을 털어내며 아이들에게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하이랄 생태의 일부를 누구든지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 해 주십니다. 베르타는 뒤에서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며, 현자님의 말씀을 경청합니다. 언젠가 자신도 저 아이들 중 하나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요. 거친 손으로도 다정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기는 베르타.
조금 후, 아이 하나가 다가와 손을 내밉니다.
"기사님, 같이 놀아요!"
베르타는 놀란 얼굴로 현자님을 돌아봅니다. 현자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합니다.
"잠깐이라면, 괜찮겠지요."
그렇게 두 사람은 아이들 틈에서 한동안 머무르며 아이들과 함께 지냅니다. 저녁 햇살은 따스했고, 꽃잎은 유난히 밝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