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하이랄에도 건국절 휴일이 있을까 상상을 해 봐요. 군인은 휴일 없이 지낸다지만, 아직까지는 정세가 평안하니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될 듯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현자님은 집사 골렘을 시켜 베르타를 서재로 부릅니다. 10분이 지났을까요, 베르타가 노크를 합니다.
“들어와요.”
“예, 부르셨습니까.”
“고향이 어디라고 했죠?”
“남부 해안가입니다.”
“괜찮으면, 나랑 같이 고향이라도 갔다와요. 오늘 건국절이잖아요.”
“예?”
“내가 당신이 어떻게 어린시절을 보냈는지 궁금해서 그러니까요. 그리고 성 바깥의 문화도 기록해두는 게 좋아요, 나중에 사료로 쓰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현자님을 모시고 모처럼 고향땅을 밟게 된 베르타. 말 위에 바로 타서 달리는 일은 자주 했어도 마차는 오랜만에 몰아봅니다. 현자님이 마차에 탄 것을 확인하자마자 장교는 청회색 털을 가지고 있는 말인 스콜의 옆구리를 칩니다.
이랴.
스콜은 푸힝 소리를 내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돌이 깔린 포장도로를 한참 지나고, 점차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 나타납니다. 아침에 출발했는데도 오후가 되어서야 도착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몇 년 전에 상경했던 베르타가 오랜만에 돌아왔다고, 남부 억양으로 말씀하시겠지요. 어르신들 중 왕족을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니 현자님을 소개하는 베르타. 마을 사람들은 귀한 분이 오셨구나, 그러시면서 저녁 축제를 더욱 열심히 합니다. 축제 준비를 하던 도중 노을이 질 무렵이 되었습니다. 해안가를 산책하기로 한 현자님과 베르타.
노을이 지는 모습을 구경하며 해안가 마을에 대대적으로 내려오는 민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습니다. 베르타가 암초 근처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단도를 꺼내서 암초를 헤집습니다.베르타가 암초 사이에서 발견한 건 굴입니다. 시내에서 굴은 귀한 식재료지만 이곳에서는 암초에 흔히 붙어있거든요. 베르타는 암초 밑에서 잘 자란 굴을 두 개 따서 껍질 윗부분을 깝니다.
“미넬 님. 굴은 그대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많이 따다 주셨어요.”
“해안가 마을은 대체적으로 그런 것 같더군요. 어떻게 먹는 건지 설명 부탁합니다. 여기도 한번에 먹나요?”
“네, 스프를 떠서 마시듯 드세요.”
호록.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 안에 퍼집니다. 저녁 만찬 전의 딱 적당한 에피타이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