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랄에는 특별한 닭 품종이 있습니다. 이름하야 꼬꼬. 고댓적부터 사나운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민가에서는 과수원 등지에 풀어놓기도 하고,  경비용으로도 풀어놓기도 합니다. 왕성 바깥에 볼일이 있어 민가로 나왔을 때입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울타리에 옷자락이 걸린 베르타는 옷을 빼내다가 실수로 울타리를 세게 치고 맙니다. 그런데 그 울타리는 사과 과수원의 둘레에 쳐져 있던 것이고, 마침 열매가 익고 있던 때라 누가 서리를 해 갈까 과수원 주인이 기르던 꼬꼬들을 잔뜩 풀어놓았어요. 잘 날지도 못하는 닭들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푸드덕하고 돌진합니다. 베르타는 손으로 반격을 한참 하다가 꼬꼬가 단체로 덤벼들 때는 그냥 웅크리고 맞는 방법이 유일하다는 말이 마침 생각나 웅크립니다. 등과 다리, 팔을 잔뜩 긁힌 베르타는 본인은 괜찮다고, 나중에 왕성으로 돌아가서는 연고 바르겠다고 여러번 약속을 하니 현자님의 잔소리 세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현자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내비치다가 자신이 꼬꼬를 처음 연구 했을 때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젊을 때 말이예요. 저 꼬꼬를 연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비행 기술이 퇴화하는 대신에 공격성이 강해졌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지요.”

 

“그래서 직접 울타리를 공격하셨습니까?”

 

“국왕에게 사냥을 나갈 거면 꼬꼬의 깃털은 있으면 주워오고, 다른 새들은 잡으면 깃털을 뽑아오라 했습니다. “

 

베르타는 라울이 사냥을 자주 나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보통 현자님은 왕비님과 함께 전하를 말리는 역할인 것으로 알고 있어서 조금 놀란 눈치입니다. 현자님은 다시 말씀을 하십니다.

 

“…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공격했을 때 다른 새들이 반격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

 

“어떻게 되었습니까?”

 

“다른 새들은 날아서 도망가기 바빴다고 했습니다. 아. 그때는 나도 동생을 못 말렸어요. 사냥보다 중요한 나랏일이 산더미였는데도 말입니다. 당신을 보면 가끔 동생의 젊은 시절이 생각이 나기도 해요. 조심 좀 하세요, 베르타.”

 

“예.”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무렵에는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주방장도 오늘 있었던 일을 아는 것 처럼, 하이랄 성에 딸린 식당에는 오믈렛이 익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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