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소리가 점점 들려오던 늦은 밤, 역시나 고대 하이랄의 밤하늘은 여전히 검은 비단에 금수를 놓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며칠 전, 연회 도중 곡옥 형상을 띄던 별자리를, 별똥별 하나가 창의 궤적을 그리며 통과했던 모습을 현자님과 지켜봤던 기억이 있던 베르타는 밤하늘에서 유성을 다시 마주칩니다. 다시 마음이 안 좋아지려고 할 때, 이번에 나타난 유성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유성우입니다. 개중에서는 곡옥 별자리를 교묘하게 빗나가는 것도 있고, 통과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베르타는 현자님의 서재에서 야근을 하다가 하염없이 쏟아지는 유성우 중 하나가 지상에 살포시 내려앉는 것을 목격합니다. 현자님께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 전한 뒤 잔디밭에 나가 봅니다. 흰색의 별 조각 하나가 풀밭을 쿠션 삼아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베르타는 이 별 조각이 미학적으로도 뺴어나기도 하고, 재료로의 연구 가치가 있다고 느껴 조심스레 현자님의 서재로 가져갑니다.
현자님은 여전히 서재에서 수천년 전에 단종된 골렘의 도안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은은하게 타오르는, 고요반딧불이를 모은 초록색 등불 아래에서 정교하게 짜인 코어의 설계도가 양피지 위에서 서서히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겠지요. 양피지 옆에는 조나우 에너지 결정체 여러 개가 청록색의 빛을 내며 양피지를 비췄습니다.
끼익 탁….
베르타는 문을 열고, 현자님께 돌아왔다고 알립니다.
"미넬 님."
"베르타? 늦었군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밖에선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베르타는 조심스럽게 헝겊을 치웠습니다. 손바닥 위에는 반짝이는 조각이 있었지요. 별의 축소판인 것 마냥 뾰족하고 길다란 돌기가 잔뜩 난 형상의 조각입니다. 미넬은 고글을 머리에서 잠깐 내려놓고 눈을 깜빡이며 그것을 바라봅니다.
"오늘이 유성우의 극대기로 예측되긴 하더군요. 별의 조각인가요? "
"말씀하신 대로 별의 조각 같습니다. 미넬 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현자님은 손을 뻗어 별 조각을 살짝 건드려 봅니다. 따뜻한 느낌이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느낌일 것입니다.
"이 귀하고 아름다운 걸 연구자료로요?”
"예. 그리고 말입니다…"
“말하세요.”
“저번에 연회 때 미넬 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비석을 꿰어버린 창의 형상 말입니다.”
“...조나우의 보물이자 여신께서 보호하라 명하신 그 비석을 깰 정도면 골렘의 부품이나 무기에 들어가는 소재로 연구할 가치가 있겠지요.”
현자님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표정을 읽기 힘든 모양인지 베르타도 다음에 할 말을 고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서재의 조용한 공기 속에서, 오직 별 조각만이 조나우 주술의 녹색 빛과 대조되는 밝고 따뜻한 색의 빛을 내고 있습니다.
"베르타."
"예, 미넬 님."
현자님은 조각을 손에 쥐고, 요리조리 돌려봅니다.
"고마워요.”
그리고 현자님은 베르타를 향해서 살며시 미소를 짓습니다. 베르타는 숨이 멎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날, 현자님이 보여주신 그 미소 덕분에, 본인이 자신이 모시던 분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시작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