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도 할 겸 하여 최근에 석판에서 발견한 고대식 작살의 성능을 확인해 보고 싶다는 현자님은 베르타와 함께 강가에 갑니다. 베르타는 작살을 단단히 쥐고 강물을 노려보며, 수면 아래의 물고기 그림자를 기다립니다. 물살이 유난히 거칩니다. 작은 물고기들은 재빠르게 움직이며 작살을 피했고, 큰 물고기들은 아예 깊은 곳으로 숨어버립니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작살은 애꿎은 방바닥의 돌만 찔러버립니다. 베르타라면 평소에는 손쉽게 성공했을 사냥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 종족이라면 낚시가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자님은 베르타의 뒤로 걸어와 조수가 작살을 수면 아래로 작살을 던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오늘만큼은 강물이 그대를 돕지 못하는군요.” 

 

베르타는 작살을 정비하면서 비장하게 말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어부셨습니다, 미넬 님."

“하일리아인은 조라족이 아닙니다. 너무 성급했다간 더 안 잡힙니다.피곤할텐데 정비하고 돌아오지요.”

“아닙니다. 다시 던져보겠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말을 아끼는 군인의 습성 탓일까요. 하지만 이번에도 보여주는 과묵한 모습과 달리 베르타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있었습니다. 몇 번이고 허탕을 치면서 ‘어촌마을의 작살 에이스’ 라는 자존심에 상처가 심하게 나고 있었지만, 현자님 앞이라는 압박감에 내색하지 않으려 합니다. 베르타는 땀을 닦고 화를 삼키며 작살을 고쳐 쥡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현자님이 개조한 고대의 조나우 작살이 훌륭하다는 것을…

 

"잠시만." 

"예?" 

현자님이 작살을 다시 던지려는 베르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을 겁니다. 미넬은 잦은 실패에 대한 짜증이 어려 있는 무표정한 얼굴을 가볍게 무시하며, 손에 노란색이 나는 열매를 내밉니다. 

 

"물고기를 잡기를 원한다면 이거라도 써 보시지요. "

 

베르타는 미넬의 손바닥 위에 놓인 열매를 살펴봅니다. 타원형에, 노란색에, 시큼한 향이 나는 것이 꼭… 

 

"레몬입니까? 지금 배는 고프지 않습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입 안에 넣고 씹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만."

“설마…”

"강물에 던져 보시지요. 전기가 발생할 겁니다."

 

그제서야 베르타는 그것이 레몬과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라는 것을 알았겠지요. 

“그 화살에 꽂거나 즙을 묻혀 전기화살을 만들던.. 그 열매입니까?”

"예, 고대 문헌에서도 읽은 바가 있습니다.전기화살에 응용한 역사가 꽤 깊더군요."

 

베르타는 현자님에게서 열매를 받아서 요리조리 살펴봅니다. 

 

"진짜로 효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해 보면 알겠지요."

 

베르타는 열매를 힘껏 강물 속으로 던집니다.

 

퍽, 쾅!!

열매가 강 속의 큰 바위에 크게 부딛히자, 노란색의 밝은 섬광이 강물을 타고 퍼져 나갑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강물 위로 아로와나, 잉어, 붕어, 베스, 미꾸라지들이 강물에 둥둥 뜨기 시작합니다. 베르타는 뜰채로 물고기들을 건져내어 튼튼한 강철 통에 넣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현자님이 베르타에게 말을 겁니다. 

 

"어떱니까."

“직접 던지는 것도 효과가 있군요. 송구하오나… 이건 반칙 아닙니까?”

“아는 만큼 보입니다. 내 서재에서 더 수련하도록 하세요.”

"이걸로 한동안 굶을 걱정은 없겠군요. 주방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주일은 생선 요리만 먹겠군요."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이 있다지요. 그날 이후로 베르타와 현자님은 7일간 거의 매일 아로와나 요리와 붕어 요리를 먹어야 했습니다. 아로와나 구이, 아로와나 스튜, 훈제 아로와나 찜, 심지어 아로와나 튀김까지. 현자님은 더 고급스러운 아로와나 요리를 드셨겠지요. 7일차 때, 근무중에 동료와 그만 먹고 싶다는 대화를 하다가 현자님께 딱 들킨 베르타. 

 

"그러니까 처음부터 작살을 잘 던졌어야지요, 베르타."

“헙..”

“표정 푸십시오. 이제 다음부터는 새 고기일 겁니다. 주방에 연락해 봤더니, 우리가 잡은 건 다 썼다더군요.”

 

그렇게 두 사람의 강가 낚시 겸 작살 실험은, 아로와나 요리 일주일치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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